“너 돈이 필요하다며.”
달콤하고 위험한, 관계 시리즈
[달콤한 관계]
“남자랑은 친구 못 하죠. 파트너면 몰라도. 주제넘지 마세요. 직장 상사라도 선 지켜 달라고요.”
“…….”
“그거 좋아해요. 그래서 남자랑은 친구 안 하거든요.”
술기운을 빌어 숨도 안 쉬고 내질렀다.
어쩐지 그간 받았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럼, 한 번 할래?”
후덥지근한 바람이 발목을 타고 올라와 허벅지를 쓸었다.
[오아시스_위험한 관계]
동창회에 참석한 솔은 갑작스러운 이태훈의 등장에 멈칫했다.​
“안녕.”
“안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기다란 손가락 끝에 걸려 있는 담배가 반쯤 타들어 가고 있었다.
태훈은 재킷 안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열었다.
남자가 필요했다고 말하면, 이 상황에서 무엇이 달라졌을까.
넥타이를 끌어당기는 그의 모습이 눈에 아찔하게 감겼다.
“너 돈이 필요하다며. 난 여자가 필요한데.”
“…….”
“누가 먼저 씻을까. 너? 아님 나?”
이제 와 동창과의 풋풋한 재회를 상상하는 것조차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우아한 관계]
잊으려고 힘들게 노력하며 지냈던 시간을 허무하게 마주해 버렸다.
“데뷔를 안 했던 건 내가 선택한 거야. 못 한 게 아니라.”
불합리한 걸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미래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줄은 몰랐다.
남자는 한류스타가 되어 있었고 여자는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있었다.
생각의 끝에 다다랐을 때 여러 사람의 환호성으로 백화점 안이 떠나가라 울렸다.
“팬이에요.”
“팬이요?”
강훈의 눈썹 한쪽이 삐딱하게 올라갔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건지, 정말 그녀의 말대로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지 그 어느 쪽도 확실한 것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