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절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2000년 1월 1일. 세상은 조용했다.핵무기가 발사되지도 않았고, Y2K도, 노스트라다무스도 모두 잊혀졌다.*난생처음 와본 신촌은 밤에도 대낮처럼 환했다. 요란한 음악, 휘황찬란한 불빛, 끊임없이 움직이는 인파, 지하의 퀴퀴함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의 지나친 음주.“엄청 복잡하네. 서울…….”그녀는 하숙집 위치가 설명된 이메일을 약도만 프린트하고 제대로 읽지 않은 사실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도착한 곳에는 외관은 물론 대문 색과 집의 높이까지 ‘똑같은’ 두 채의 단독 주택이 나란히 서 있던 것이다. 그녀는 겨우‘레인보우 하숙’을 찾았다.수미가 선뜻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두리번거렸다.그때 수건으로 젖은 머리카락을 감아올린 여자가 발을 걷으며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새로 온다는 친구?”*‘레인보우 하숙’의 수미와 경진, 지율, 혜린.‘독수리 하숙’의 우인, 수현, 지훈, 주영.그리고 선과 지도까지도. 우리의 기억에는 존재하지만,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들이 서 있던 곳.변화무쌍한 청춘의 나날.침울한 터널을 쉬지 않고 걸어야 하는 그들을 품고도 세상은 유연하게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