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성격 차가 성(性)적 차라던데.” 사랑은 없다. 아무리 대단한 사랑도 냉정한 현실 앞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더라. 끔찍했던 결혼 생활의 여파로 무성애자가 되어 버린 래은은 입원을 불사하는 엄마의 강요에 맞선 자리에 끌려 나간다. 재혼할 생각도, 사람 만날 마음도 없음을 명확하게 밝히고 일어서는 길, 자리를 박차고 나간 맞선남 대신 옆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가 불쑥 일어섰다. 감히 상상도 못할 말을 지껄이면서. “그쪽도 성격 차로 이혼했습니까? 성격 차가 성(性)적 차라던데.” 난데없이 끼어들어 성희롱성 발언을 날리는 남자에게 하다못해 물이라도 끼얹어야 했지만 몸이 굳어 팔이 움직이질 않았다. 뭔 놈의 키가 이렇게나 큰지, 목덜미가 뻐근하도록 고개를 젖히고서야 겨우 눈에 들어온 얼굴이 래은의 말문을 틀어막았다. 아니,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가 있냐고. 웹툰 속 남주 실사판이잖아, 이건! 첫눈에 반한다는 말 따위 귓등으로 흘려버리던 게 무색하게 제어되질 않았다. 드넓은 호텔 커피숍이 밀실이라도 되는 듯 남자의 숨소리, 나른한 표정, 미세한 움직임 하나까지 속속들이 눈에 틀어박히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손을 잡고 말았다. 정중하기 짝이 없는 악수의 형식을 빌려 손바닥을 교묘하게 훑어 내리는 손길에 잘만 쉬던 숨이 툭 잘려 나갔다. [본문 내용 중에서] “차 한 잔 더 할래요? 아니면 나랑 놀러 나가든가.” 아무리 봐도 현실감 없는 얼굴을 얼마나 쳐다보고 있었을까. 옅은 미소를 머금은 남자의 물음에 래은은 그제야 화들짝 정신을 챙겼다. 이렇게나 노골적으로 얼굴 따지는 인간이 아닌데 이 남자 앞에선 이성이란 게 무용지물이었다. 얼굴이며 몸매, 월등한 신장에 풍기는 분위기까지, 무엇 하나 서래은 취향 아닌 게 없는데 말해 뭐 할까. 싸워 보기도 전에 말 그대로 무장 해제 상태인 것을. 대체 무슨 생각으로 성(性)적 차 어쩌고 하는 소리를 했는지 모르지만, 그조차 용납될 정도로 강휘건이라는 남자가 래은에게 미치는 영향은 압도적이었다. 이왕이면 잘생긴 남자가 좋다고, 그래도 얼굴은 뜯어먹고 살 수 있지 않겠냐고 웃던 어느 신부의 너스레가 이제야 이해될 정도로 남자의 파급력은 무서울 정도였다. 이 남자가 무슨 소리를 지껄이든 어지간하면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만드니 말이다. “놀러 나가다니…… 그게 무슨 소리죠? 아니, 그 전에,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거예요? 혹시 저 아세요?” 남자의 페이스에 빨려들 듯 휩쓸리는 마음을 겨우 다잡은 래은이 긴 한숨을 내쉬며 따지듯 질문을 쏟아냈다. 이렇게라도 해서 마음을 다잡지 않으면 남자가 하자는 대로 뭐든 다 해버릴 것 같아 불안했다. 막말로 지금도 괜히 질문한 건 아닐까, 아니면 됐다고 자리를 떠버리면 어쩌나 가슴이 두근대고 있으니, 밀당이란 게 될 리 없었다. 더구나 이 남자, 자신의 외모가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토록 넋 놓고 보는데도 당황하기는커녕, 감상할 시간까지 줘가며 사람 홀려대는 게 재수 옴 붙어서 작업에 휘말린 건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알아야 할 건 다 아는 것 같은데? 맞선남 차는 기술이 수준급이고, 아닌 척 사람 까는 재주도 상당하고. 아! 이건 어디까지나 칭찬. 그 자식 깔 때 꽤 통쾌했거든.” “근데 왜 반말이에요? 언제 봤다고?” “꼴리는 여자한텐 존대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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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Blue
Mr.Blue11/10/2022
  • Current신박한 재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