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서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미칠 것 같았다.
선악과에 눈이 먼 이브의 심정이 이럴까.
닿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사실 그녀는 과실을 내민 그의 손마저 핥고 싶은 심정이었다.
순수의 죽음.
야심과 양심이 뒤엉키는 사이
풋풋하고 싱그러운 사랑은 숨이 끊어진 지 오래였다.
달콤한 향에 머리가 아찔해질 즈음,
그녀는 참지 못하고 눈앞의 과실을 집어삼켰다.
그러자 남자도 단숨에 그녀를 삼킨다.
서로를 삼킨 그림자.
타락은 순식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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