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할아버지는 사생아라는 이유로 고통을 받아온 핼리에게 결혼을 하지 않으면 목장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다. 핼리는 절박함과 복수심으로 집안의 원수인 랜싱 가문의 웨스에게 프로포즈를 하고, 그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끌리는데….
▶ 책 속에서
"달갑지 않다고? 당신은 내가 손을 대는 게 혐오스러운 모양이군. 이유가 뭐요?"
그 질문에 정말로 놀라 버린 그녀는 생각을 가다듬으려고 애를 썼다. 약점이라고는 절대 없으리라 생각했던 남자였으니 더욱 놀라웠다.
"당신은 날 보는 것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데다 내가 손을 대면 항상 말뚝처럼 뻣뻣해지지. 키스할 때면 다이너마이트도 터뜨리지 못할 정도로 굳게 입술을 다물고 있고. 경험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혐오감 때문일 수도 있지.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고 말이오."
그녀는 그의 어두운 표정을 바라보았다. 자꾸만 공포가 밀려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이 공포가 웨스 때문인지, 그녀 자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입이 바싹 말라들었다.
"당신…."
목이 메면서 속삭임으로 변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난… 경험이 없어요. 전혀요. 그래서 당신… 당신 손길이 닿을 때마다 난 내 감정이 두려워요."
여기서 멈춰야 한다.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며 그의 냉혹한 얼굴에서 시선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