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가 시작된다.
한 여자를 독차지하려는 남자의 가슴이
거친 사랑, 독한 사랑, 절대적인 사랑을 연주한다.
“네까짓 게 감히 도망을 쳐?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 찾아줄게. 각오해.”
격정적이고 격렬한 리듬의 음악이 여자를 몸서리치게 한다.
그녀는 맹목적인 속박을 연주하는 그의 음악에서 벗어나고 싶다.
“넌 날 가졌지만 마음과 영혼은 가질 수 없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할 사람은 네가 아니야.”
너와 나.
이별이 필연적인 우리가.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까?
-본문 중에서-
긴장감이 팽배한 다임의 가슴이 가쁜 숨을 몰아쉬느라 벅차게 들썩거렸다.
가냘픈 어깨가 추위에 늠률하듯 떨리고, 애처로운 그 떨림이 짙은 빛을 드리운 휘강의 눈동자까지 흔들어놓는 것 같았다.
휘강은 슬며시 어금니를 물며 가슴에 일렁이는 야릇한 충동을 동여맸다. 표 나지 않게 마른침을 삼키고 의뭉스런 충동 따윈 느낀 적이 없는 것처럼 심드렁한 눈빛으로 돌변했다.
감정을 제어한 휘강은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비웃듯 삐딱한 미소를 지으며 다임의 가슴 앞으로 손을 놓았다. 한 손으로 젖가슴의 모양을 은밀하게 더듬고 만져보듯 했다.
“이래 가지고 어디 손에 반이나 차겠어? 뭐냐 이게? 볼품없이.”
“착각하지 마. 너 좋으라고 있는 가슴 아니야.”
굴욕을 당한 다임이 앙칼지게 눈을 치켜떴다.
얼굴과 귀, 심지어 목까지 새빨개진 다임은 대수롭지 않게 능청을 부린 휘강을 가시 같은 눈빛으로 쏘아봤다.
“만질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
다임은 휘강의 눈가가 불편하게 떨리는 것을 알아보지 못하며 못을 박았다.
“볼품없이 작아도 너한테는 만지게 하기 싫어. 만졌다가는 손톱으로 할퀴어줄 줄 알아.”
“나한테는 만지게 하기 싫어?”
조용히 되묻는 휘강의 음성이 다임의 심장을 얼려놓을 것처럼 오싹했다.
낯빛이 냉랭한 휘강은 불쑥 팔을 휘둘러 다임의 허리를 껴안고 젖가슴을 손에 담았다. 눈을 크게 벌린 다임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몸을 옭아매며 손으로 그러쥔 살덩이를 우악스레 주물렀다.
“이딴 것이 그렇게 비싸냐? 다른 계집애들은 만져주지 않아서 안달이던데 넌 뭘 그리 비싸게 굴어?”
휘강의 손은 배려 없이 다임을 희롱했다. 커다란 손으로 아직 덜 여문 젖가슴을 으스러뜨릴 듯 무례하게 뭉그러뜨렸다.
“생기다 말은 이게 여자 가슴이야 남자 가슴이야? 차라리 인형의 가슴을 주무르는 것이 낫겠네.”
휘강은 초점이 흐려진 다임의 눈동자를 주시하고 말을 이었다.
“아무래도 잊은 것 같으니 친절히 일러 줄게. 두 번 말하지 않게 새겨듣길 바라. 마음만 먹으면 네 순결 따윈 하찮게 짓밟을 수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가신 내기를 해가며 고귀하게 모셔줬지. 나름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결론적으로 나쁘지 않더라. 불안에 떠는 걸 지켜보는 게. 그런데 처지를 망각하고 건방지게 기어올라? 오냐오냐 귀여워해 주니까 눈에 뵈는 게 없어? 미련한 머리로 똑똑히 기억해 온다임. 넌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전부…….”
찰싹!
살이 마찰하는 소리가 울리며 휘강의 얼굴이 옆으로 밀려났다.
넋을 잃은 것처럼 멀뚱히 서 있던 다임이 손을 추켜올려 휘강의 뺨을 후려쳤다.
“나쁜 새끼. 그래서 어쩌라고? 네 발밑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고 감사할까? 재미 삼아 내기를 해서 내 몸을 범하고 인격을 짓뭉개는 너한테 고마움의 눈물이라도 흘려 보여? 넌 짐승만도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