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길은 죽을 운명으로 이어졌다.
황금이든 패물이든, 사랑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복수만을 위해서 살아왔거늘, 이길 수 없는 것을 이기려 그토록 발버둥 쳤나.
피를 흘리기 좋은 밤이라며, 찰나에 번진 한을 삼킬때.
"너를 살려준다면 정말 내게 네 목숨을 바칠 수 있겠느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물었다. 너를 살려주면 네 목숨을 나에게 바칠 것이냐?"
몸은 물론이고 호흡, 심지어 정신마저 옥죄는 듯한 목소리.
그 음성은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넌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 그것을 잊지 말아라. 넌 내게 목숨을 다 바친다고 하였다.”
상냥하고도 난폭한 손길과 눈빛에,
가연은 속절없이 휘둘렸다.
《응룡전》